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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달이 동그랬다. 오늘은 엄마가 보고싶다.
엄마는 고단하다. 나는 배가 고프다.
내일은 고단한 엄마의 삶에 손을 좀 도우러 부천에 가기로 했다. 엄마는 맛있게 담가놓은 김치를 주려고 나를 기다린다.
지난 번에 쌀이랑 찬이랑 잔뜩 가지고 오셨을 때, 짐이 많은 나머지 김치통을 차 옆에 두고는 싣지 않고 출발해버렸다고 했다. 분명 집에서 김치통이 나갔는데 우리집에도 차에도 남아있지 않아 결론적으로 그렇게 추론했다.
우리 엄마가 맛있게 담근 김치, 누가 가져가서 기쁘게 먹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아무래도 버려지지 않았을까 싶어 슬프다. 자식을 먹이려는 어미의 사랑이 김치통에는 담겼지만 차에 실리지를 않아서, 길바닥에 뚱하니 서있다가 버려졌을 걸 생각하니.
사실 사랑의 대부분은, 타인에게 보내는 깊은 마음의 대부분은 목적지에 제대로 가 닿지 못하고 버려진다.
알지만 어쩔 수 없는 것이지. 삶이 고단하니까.
내일은 김치를 직접 가지러 간다. 오류가 나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