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수세미

언제나노랑_ 2024. 10. 16. 00:35

<수세미>

노랑조아

나의 집에는 싱크대가 있다.
수세미 열매를 말린 노란 수세미가 있다.

나의 집에는 W가 있다.
저녁밥을 같이 해먹고 커피잔을 닦는다.

그런 날이 있었다.

나의 집에는 무거운 바위가 있다.
보이지 않는 바위가 있다.
웃다가도 숨이 가쁜 날이 있다.

가을 야구 시즌이 시작되었다.
나의 집에는 TV가 있고
등받이 의자가 두 개 있다.

나란히 앉아
시즌 내내 부진한 야구선수를
응원하는 저녁이 있다.

*불량언니 작업장 이성미 시인과 함께하는 시 워크샵에서.
*초안을 쓰고, 선생님이 대대적으로 고쳐주셨다.
*선생님은 내게, 마지막에 종합결론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하지만 모태신앙은 설교식 결론에 익숙하다고요).
*내가 보는 야구 경기는 최강야구일 뿐이지만 시를 꼭 사실대로 쓸 필요는 없다😝
*정근우 선수를 좋아하고, 최수현 선수를 응원한다.
*초안의 마지막 연은 ‘오늘 하루도 살아있느라 수고했어/ 그거면 됐어’ 였다. 선생님이 빼버림ㅋㅋ